이름이야기

맏이 이름의 기운, 이름이 삶의 자리를 정한다

장원갑 2025. 5. 12. 11:00

 

요즘은 자식이 한둘인 집이 많습니다.

대부분은 형제도 없고, 누가 맏이인지 구분할 일조차 없답니다.

그래서 장남’, ‘장녀라는 개념이 많이 희미해졌지요.

그러나 성명학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며 느낀 것은, 맏이라는 자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 개명을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름에는 기운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운은 그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하는 틀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맏이에게 어울리는 이름은 대개 중심이 첫 번째를 의미하거나, 조용한 무게를 품고 있습니다.
()’, ‘()’, ‘()’, ‘()’ 같은 한자들이 그렇답니다.
이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자연스레 책임을 지는 쪽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부모를 모시고, 동생을 챙기고, 집안일에 앞장서게 되죠.
맏이의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작은 공동체에서 기둥이 되라는 운명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이런 이름을 정작 차남이나 차녀가 쓰게 되는 경우죠.
사정이 있어서일 수도 있고, 의미를 모르고 지었을수도 있으며, 이름이 그냥 마음에 들어서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름의 기운은 솔직하답니다.
그 기운은 정해진 자리를 향해 흐릅니다.
맏이 이름을 차남이 쓰면, 차남이 맏이 노릇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가족 내에서 동생이 중심이 되고, 부모도 그를 더 의지하고, 큰아들은 그림자처럼 밀려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성명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이름이 자리를 잘못 탔다.”고 한답니다.
이름의 기운과 인생의 자리가 맞지 않으면, 삶에서 불협화음이 생깁니다.
맏이인데도 대접을 못 받고, 삶의 중심에서 밀려난 것 같은 느낌.
심지어 자신도 그 사실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채, 어딘가 계속 어긋나 있다는 느낌만 안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반해 맏이 이름을 갖고 사는 차남은 부모 부양도, 형제 돌보는 일도, 대소사를 책임지는 일도 결국 본인 몫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운이 거기에 따라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성명학의 무서운 점이자, 흥미로운 부분일 것입니다.


이름은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그 사람의 역할을 지정하는 부호에 가깝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50대 이후, 특히 장남이나 장녀로 살아온 분들이 개명을 고민한다면, 이 맏이 이름의 기운은 절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랍니다.

 

이름은, 삶의 흐름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때론, 삶이 이미 선택한 길을 이름이 따라가야 좋은 조화가 이루어지겠죠.
맏이로 살아온 분이라면, 이름이 그 자리에 맞는 이름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름은 내 인생의 자리를 말없이 대신 말해주는 언어이기 때문입니다.